[현타일보 20220309] 전기로 불을 끌 수 있을까? > 과학기술

• 목록
• 게시판 리스트 옵션
  • 검색

산불이 걱정이다. 꼭 일이 커져서 이렇게 급하게 자원을 밀어넣어야 할까. 방화림 조성 등 미리 해둘 일은 없었을까.

인류는 아직 불의 정체를 잘 모른다. 플라즈마와 유사하지만 정의된 플라즈마와는 성질이 다르다. 물론 불의 본질이야 세상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전자의 이동이며 이 운동이 격렬하게 발생했을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현상이 더 격렬하고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것을 폭발이라고 한다. 반면 이 현상을 지연시키면서 불이 나지 않을 만큼 억제하면 엄청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연료전지가 그러한 것이다. 격렬해질 수록 파괴적 재앙이 되고 제어 가능한 선까지 반응을 완화하면 유용한 에너지가 되는 것이다.

연소를 억제하여 직접 전기를 얻어낼 수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일이 될 것이지만, 아직 그러한 성과는 극히 일부 재료(수소, 메탄 등)를 특정 조건에서 반응시킬 때만 가능한 것이고 이미 벌어진 연소 현상을 억제해내는 기술은 가지고 있지 않다. 이게 가능해지면 인류는 새로운 길을 걷게 될지도.

한편 불꽃이 플라즈마는 좀 다르지만 그와 유사한 성질이 있다면 플라즈마의 속성을 이용하여 불을 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플라즈마는 전자기장에 반응한다. 핵융합로에서 허공에 플라즈마를 가두는 기술도 전자기장을 이용한 것이다(허공에 가두지 않으면 이를 담을 수 있는 용기가 없다. 어떤 물질도 플라즈마의 온도를 감당하지 못하고 녹아내린다). 불꽃도 전자기장에 반응한다면 불꽃을 가두거나 밀어내거나 하여 연소를 멈출 수 있지 않을까..

좀 시간이 지났지만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기사가 있다. 전자렌지 한 개 정도의 출력을 내는 전기를 이용해서 불을 껐다는 내용이다. DARPA(방위고등연구계획국)라고 하면 잘 모르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인터넷의 원형을 최초로 만들어낸 곳이라고 하면, 그리고 미국 국방성 산하의 연구 개발 기관이라고 한다면 감이 오실 것이다. 뭔가 한다면 제대로 하는 곳인데 이곳이 지원하고 하버드대학에서 연구하고 있는 주제가 전기를 이용해서 불을 끄는 연구이다. 한번쯤 관심을 가질 내용이라고 보인다.


- 현타일보 2022년 3월 9일